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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저학년 아이가 "모르겠어'라고 말할 때

by seoumom 2026. 1. 19.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가 공부를 하다 “모르겠어”라고 말하면, 많은 부모는 이를 학습 의지 부족이나 집중력 문제로 해석하기 쉽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될수록 부모의 걱정은 커지고, 설명은 길어지며, 아이와의 대화는 점차 단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짧은 말 한마디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학습 과정에서 중요한 신호로 읽을 수 있습니다.

“모르겠어”라는 말은 공부를 포기하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아이의 사고가 멈추거나 혼란스러워진 지점을 드러내는 표현일 수 있습니다. 특히 초등 저학년 시기의 아이들은 자신의 이해 상태를 구체적인 언어로 설명하는 능력이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단계에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이해의 어려움이나 사고의 막힘이 하나의 표현으로 압축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어른의 반응은 아이의 학습 태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모르겠어”라는 말을 문제로 인식하고 즉각적인 설명이나 지시로 대응할 경우, 아이는 자신의 막힘을 표현하는 것을 점점 주저하게 됩니다. 반대로 이 표현을 하나의 학습 신호로 받아들이고, 아이의 사고 과정에 주의를 기울일 경우, 아이는 질문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을 경험하게 됩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가 "모르겠어"라고 말할 때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가 "모르겠어"라고 말할 때

1. "모르겠어"는 학습 포기의 신호가 아닐 수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학습 과정에서 “모르겠어”라고 말하는 상황은 비교적 흔하게 나타납니다. 이 표현은 종종 학습 의지 부족이나 집중력 문제로 해석되지만, 공동육아와 메타인지 관점에서 보면 다른 의미를 지닙니다. 이는 학습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아이의 사고가 멈춘 지점을 드러내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초등 저학년 시기의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세분화된 언어로 설명하는 능력이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해하지 못한 이유가 개념의 어려움인지, 문제를 해석하지 못해서인지, 혹은 어디서부터 모르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인지를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이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표현이 “모르겠어”입니다. 즉, 이 말은 생각이 사라졌다는 뜻이 아니라, 생각을 설명할 언어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학습 과정에서 막힘은 누구에게나 발생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 막힘을 어떤 방식으로 다루느냐입니다. “모르겠어”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부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게 되면, 아이는 점차 질문을 줄이고 침묵을 선택하게 됩니다. 반대로 이 표현을 학습 과정의 일부로 인식하고 신호로 읽어낼 수 있다면, 아이는 다시 사고를 이어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2. "모르겠어"는 생각이 멈췄다는 뜻일까_메타인지가 형성되는 초기 단계

초등 저학년 아이가 말하는 “모르겠어”는 흔히 사고가 멈췄다는 신호로 오해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메타인지 관점에서 보면, 이는 오히려 사고가 시작되는 지점일 수 있습니다. 아이가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상태를 처음으로 인식하고, 이를 언어로 표현하려는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메타인지는 자신이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인식하는 능력입니다. 이 능력은 단번에 완성되지 않으며, 학습 경험 속에서 점진적으로 형성됩니다. 초등 저학년 시기에는 이해와 비이해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지 못한 채 학습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아이가 “모르겠어”라고 말한다는 것은, 자신의 현재 상태를 감지하고 표현하려는 시도가 시작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가 정답을 맞히는지가 아니라, 자신의 막힘을 안전하게 드러낼 수 있는 환경입니다. “모르겠어”라는 말 뒤에 즉각적인 설명이나 정답이 이어질 경우, 아이는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잃게 됩니다. 반대로 “어디까지는 알겠니”, “어느 부분이 가장 헷갈리니”와 같은 질문은 아이가 자신의 사고를 한 단계 더 점검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공동육아 교육개념에서는 배움을 개인의 성취가 아닌 관계 속 과정으로 이해합니다. 아이가 “모르겠어”라고 말했을 때 어른이 그 자리에 머물며 함께 생각하는 경험을 제공한다면, 이 표현은 좌절의 끝이 아니라 학습의 출발점이 됩니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될수록 아이는 모르는 상태를 부끄러워하지 않게 되며, 질문을 이어갈 수 있는 태도를 형성하게 됩니다.

3. "모르겠어" 이후, 어른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대응_설명보다 함께 생각하기

아이의 “모르겠어”라는 말 이후에 이어지는 어른의 반응은 학습 태도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많은 경우 어른은 아이가 멈춰 있는 시간을 불안해하며, 그 공백을 빠르게 메우려는 방향으로 대응합니다. 그러나 공동육아 관점에서 보면, 이 공백은 채워야 할 시간이 아니라 함께 머물러야 할 시간입니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속도를 늦추는 태도입니다. 아이가 문제를 풀다 “모르겠어”라고 말했을 때, 곧바로 설명을 시작하기보다 잠시 멈추고 아이의 말을 기다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문제에서 가장 헷갈리는 단어가 무엇인지”, “어디까지는 이해한 것 같은지”를 묻는 질문은 아이가 자신의 사고 과정을 되짚어 볼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한 비교를 멈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른 아이들과의 비교는 어른의 말투를 조급하게 만들고, 아이에게는 학습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학습에서의 막힘은 개인의 능력 차이가 아니라 각기 다른 경로를 지나고 있다는 신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어디에서 멈추는지를 관찰하는 것이, 얼마나 빠르게 나아가는지를 확인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이유입니다.

“모르겠어”라는 표현이 반복될수록 어른은 가르치는 역할에서 잠시 물러나, 함께 배우는 사람의 위치에 서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 속에서 아이는 공부를 평가의 장이 아니라 탐색의 과정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그 결과 아이는 점차 “모르겠어” 다음에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기 시작하며, 이는 메타인지가 자라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