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감정을 알고 싶을 때, 부모는 보통 더 많은 질문을 떠올립니다. “왜 그랬어?”, “속상했어?”, “무슨 일이 있었어?” 하지만 질문이 많아질수록 아이의 대답은 오히려 짧아지기도 합니다. 초등 저학년 아이에게 중요한 것은 질문의 수가 아니라, 질문의 방향입니다.

1. 감정을 묻기보다 '장면'을 묻는 질문
아이에게 “기분이 어땠어?”라고 물으면, 아이는 무엇부터 말해야 할지 몰라 “그냥”이라고 답하기 쉽습니다. 감정은 아직 언어로 정리하기 어려운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는 감정을 직접 묻기보다, 구체적인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질문이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오늘 학교에서 제일 기억나는 순간은 뭐였어?”라는 질문은 아이가 상황을 먼저 떠올리게 합니다. 장면이 떠오르면, 그 안에 담긴 감정도 자연스럽게 따라 나옵니다. 질문 하나가 감정의 문을 여는 방식입니다.
2. 정답을 찾지 않는 질문이 감정을 드러낸다
“속상했어?”처럼 감정을 정해놓은 질문은 아이에게 정답을 요구하는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아이는 부모가 기대하는 답을 찾으려 하거나, 대화를 빨리 끝내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반면 “그때 어떤 느낌이었어?”라는 질문은 아이에게 선택의 여지를 줍니다.
이 질문에는 맞고 틀림이 없습니다. 아이는 자신이 느낀 만큼만 말하면 됩니다. 이런 질문을 경험한 아이는 감정을 숨기지 않아도 된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3. 질문 뒤의 '침묵'을 견딜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진 뒤 바로 대답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부모가 다시 말을 덧붙이면, 아이는 생각할 시간을 잃게 됩니다. 질문 하나로 감정이 보이기 시작하는 순간은, 부모가 잠시 기다릴 수 있을 때 찾아옵니다.
아이에게는 자신의 느낌을 말로 바꾸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부모가 이 침묵을 견디며 기다려줄 때, 아이는 조금씩 자신의 감정을 꺼내기 시작합니다.
좋은 질문은 아이의 마음을 서두르지 않는다
질문 하나가 아이의 감정을 바로 드러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방향이 맞는 질문은,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줍니다.
아이의 감정을 알고 싶을수록, 더 많이 묻기보다 어떻게 묻고, 얼마나 기다릴지를 먼저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질문과 기다림이 쌓일수록, 아이의 마음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